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52) 논농사꾼-뜸부기 이야기
수정 : 2018-07-10 16:30:31
파주에 깃든 생명들 날 좀 봐요, 봐요!(52)
논농사꾼-뜸부기 이야기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하략”
동요 ‘오빠생각’에 나오는 새, 뜸부기다.
뜸부기를 찾아 매해 나는 6월이면 새벽 들녘을 달려간다.
뜸부기와 놀 때가 나는 제일 행복하다. 위장텐트 속에서 나는 마치 낚시꾼처럼 망원렌즈와 카메라를 삼각대에 걸고 의자에 앉아 하염없이 벼 포기 사이를 찾는다. 여기저기 바쁜 뜸부기를 쫓는다. 암놈도 만날 수 있는지, 무얼 찾아 먹는지, 둥지는 어디에 만들어 놓았는지, 궁금한 게 많다.
뜸부기는 국가가 보호하는 멸종위기의 새이다. 문화재청은 지난2005년 3월 17일 천연기념물 제446호로 지정하였고, 이어 환경부도 2012년 5월 31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왜 뜸부기가 국가보호 조류가 되었을까? 우리의 주식인 쌀의 생산 공간이자 뜸부기의 번식공간이다. 70년도 전까지만 해도 논의 들녘에는 뜸부기의 소리와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런 논에 살충제, 제초제, 화학비료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뜸부기는 멸종위기의 벼랑에 서게 된 것이다. 70년부터 그들이 사라져 간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뜸부기를 천연기념물로, 멸종위기종으로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에서 지정, 보호해 놓고 있지만, 뜸부기에 관한 내실있는 논문 하나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의 주식 공간에서 공존해야 하는 생명문화재에 우린 그야말로 생맹(生盲)수준이다.
뜸부기’는 논(벼)과는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우리의 논에서 서식해온 익조(益鳥)다. 해충과 잡초를 먹이로 삼는 유익한 새(益鳥)이다. 뜸부기는 한마디로 생태친화적인 ‘논농사꾼’인 셈이다. 오래 전부터 농사를 함께 지어 온 ‘논농사꾼’을 멸종위기의 벼랑으로 우린 몰아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파주에 뜸부기가 찾아 와 번식하기 시작했다. 마정, 장산, 운천, 송천, 봉암, 주내, 위전, 갈현리 등에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국내의 뜸부기 서식환경을 조사한 결과, 뜸부기가 가장 많이 번식하는 곳은 파주.
건강한 논에서만 번식하는 뜸부기를, ‘한수위쌀’의 마스코트로 삼는 것도 괜찮을 듯!
<노영대/ 임진강생태체험학교장>
신문협동조합「파주에서」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